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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모음

기다림은 길이 되어....

 
 
기다림은 길이 되어 / 동목 지소영


기다림 길이 되어 그대에게로 가는 날들 추억이 종종거리는 마을 어귀에 아지랑이 꽃물결은 흘러 지나고 바래지 않는 맑은 하늘에는 사랑이어 좋을 빛

눈에 괸 멍에의 자리 외진 마음 솎으며 멀어질까 봐 무명실 꿰는 영혼이 숨을 쉬는 나라

나무가 되어 그늘이 되어 서로 보듬는 우리의 세상 흔들리며 아파하며 물레를 돌린다

한발 늦어 잎이 지고 한발 앞서 꽃이 되고 싶었던 마음 찻잔에 타서 마시며 한 모금씩 비워내는 운명

목줄기를 지나며 다시 그리움으로 채워지고 숙명이라며 떠나지 못하는 날개 창가에 퍼덕이는 새 한마리로 너는 있다
깃털 모아 둥지 세우며 걸어라 날아라 손발 씻기던 꿈같던 긴 행진
한 톨 두 톨 올리던 그대 가슴의 샘물 초록 두레박은 나지 않은 길을 내고
초승달 둘러앉은 작은 별들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