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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찬미

생명의 서(書) - 유치환

 

 

 

 

생명의 서(書) - 유치환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懷疑)를 구(救)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愛憎)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沙漠)으로 나는 가자.

거기는 한 번 뜬 백일(白日)이 불사신같이 작열하고
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한 영겁(永劫)의 허적(虛寂)에
오직 엘리의 신(神)만이
밤마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열사(熱沙)의 끝.

그 열렬한 고독(孤獨) 가운데
옷자락을 나부끼고 호올로 서면
운명처럼 반드시 '나'와 대면(對面)하게 될지니.
하여 '나'란 나의 생명이란
그 원시의 존연한 자태를 다시 배우지 못하거든
차라리 어느 사구(沙丘)에 회한없는 백골을 쪼이리라...

 

 

 


광야 한 가운데
자신을 세워 보는 것처럼
자신의 존재감을 일깨우는 일도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 광야 한 가운데서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 한 채

세찬 모래바람과

뜨거운 햇빛속에
홀로 걸어 갈 수 있다면
그로서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검증을 받은 것입니다...

우리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감사를 잊어버리거든 잠시만 이라도 
주와 한영안에서 광야 한 가운데 자신을 세워 보십시오...

그 순간
입가의 원망과 불평은 사라지고 
애굽의 하수에 오염된 영혼도
씻겨지고 새로워지는 은혜를 받을 테니까요 ...

너무 풍요해서

너무 많아서 행복에 겨워서
그랬다는 것을 금방 알려 줄 테니까요...

 

물질만능 주의로

흐르는 강물은 마귀의 유혹으로 흐르고

영혼들을 지옥자식으로 인도하는 용의 강물이 되어

할 수만 있으면 택하신자들도 미혹하여

떠내려가게하는 것을 바라보며 탄식과 애통이 있습니다

깨어 기도하며 세상을 이기고

종교를 이기고 또 이기고 이기는자되어

영광의 면류관을 얻는 성도되시기를

오늘도 기도드립니다...